교육의 대혁명이 필요하다

이종수 교수(경희대학교)

청솔뉴스 PINENEWS | 기사입력 2020/07/05 [17:32]

교육의 대혁명이 필요하다

이종수 교수(경희대학교)

청솔뉴스 PINENEWS | 입력 : 2020/07/05 [17:32]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세계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가며 비대면 학습이 보편화하고 있다. 사진은 집에서 온라인학습을 하는 미국 워싱턴주 초등학생. [EPA=연합뉴스] 

 

코로나 사태와 미래사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어놓고 있다. 아니 우리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남미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남미 사회는 더 혼란에 빠지고 있고, 그나마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던 서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원래 사회는 물리학의 ‘혼돈(카오스) 이론’과 같아서 사소하고 작은 것이 큰 변화를 야기한다. 이 거대하고도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예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을 위한 교육
  코로나 사태가 급격하고도 심각한 사회적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각종 미디어에서 다루어지고 있기에, 그 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등장에 따른 인류의 직업 선택 지형이 급격하게 달라지게 될것이라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도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미래 AI시대에 경쟁력있는, 적어도 기계보다 열등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의 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하다.

 

지식의 폭발적 확장
  코로나 사태는 4차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교육혁명을 더 빨리 앞당기고 있다. 그것 중 하나가 온라인 강의이다. 올 초에 대면 강의가 불가능해지자 전 세계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였다. 고대 그리스 아카데미아에서부터 출발한 대학은 스승의 학문을 제자에게 도제식으로 전해주는 방식으로 전승되었다. 그러나 요즘에 지식들은 인터넷에 넘쳐나며, 원하는 강좌의 유명한 교수들의 강의를 손 안에서 들을 수 있다. 지식의 폭발적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지식의 폭발적 확장>은 AI에 의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서울대학교에 방문하여 “만약 전 세계의 논문을 종이로 출판하여 쌓아 놓는다면 종이가 쌓이는 속도는 시속 140 km로 달려가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20년이 더 지난 지금 지식의 발전 속도는 그보다 더 빠르고 지식의 확장은 지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렇게 팽창하는 지식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AI만큼 좋은 것이 없다. 인간의 지적능력은 유한하지만 기계가 인간의 학습방식을 배운다면 그 속도는 인간의 집단지성을 능가할 것이 자명하다. 그럼 미래에 인간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

 

인간의 개성을 찾는 교육
  지식이 폭발하여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의 교육은 인간의 본질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는 교육이 지식의 습득이 아닌 ‘사고하는 인간’, ‘인간다움의 본질을 찾는’ 것이 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지식을 쌓는 것은 컴퓨터와 AI에 맡겨버리고 인간은 <인간다움>을 찾아가는 것으로 교육이 전환되어야 한다. 그 “인간다움”이란 바로 각자가 갖고 있는 개성을 최대화 하는 것이다.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하며, 전인교육이란 미명하에 전국민에게 획일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교육을 이제 청산해야 한다.

 

교육의 변혁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고 “인간다움”을 찾는 교육은 말은 쉽지 실제로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지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한 가지 논의의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교육 시스템의 변혁을 제안한다.

 

1. 교육 시스템의 변혁 : 중고등학교 통합, 무학년 학점은행 제도 도입
  인간의 학습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관심 분야도 다르다. 미래사회에서 모든 것을 다 잘 아는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그 분야에서 흥미와 보람을 느끼면서 사는 삶이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 수 있다. 사실 어른이 되어서 보니 초등학교때 배웠던 지식이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초등학교 때는 전인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친구들 간의 교류와 유대관계를 통한 사회성 발달이 중요하다. 중고등학교 때도 물론 그것이 중요하지만, 보다 심층적인 지식의 단계로 들어가는데 있어서 모든 학생들에게 일률적인 지식 주입은 지양되어야 옳다. 따라서 학생들의 수강과목은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의 수준에 맞게 선택되어야 한다.


  따라서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합하고 무학년으로 운영하며, 학점이수제를 도입하는 것을 제안한다. 각 과목별로는 선행이수과목을 지정함으로써 순차적인 학습을 돕고, 자신이 관심있는 과목을 학생이 직접 선택하여 일정 학점을 이수한 경우에 졸업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학생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함으로써 학습의욕이 높아지고 적극적으로 학습에 임하게 된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3년 만에도 졸업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6년 내에 졸업하게 된다. 여러 과목을 한꺼번에 공부하느라 정신없이 보내지 않고 한 과목을 확실하게 공부한 이후에 다른 과목을 선택할 수도 있어서 집중적인 공부도 가능하다. 전인교육이 필요한 교육내용은 “교양”으로 통합하여 자연과학개론, 인문학 개론 등으로 운영한다.

 

2. 지식전달 방식의 변혁 : 대규모 강좌/인터넷 강좌 활성화, 과제 해결능력 중심 수업운영 
  현재 교사들은 수업과 학생지도를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강좌를 활용하면 교사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깊이 있는 학생지도를 할 수 있다. 지식의 습득에 해당하는 수업은 인터넷 강의로 대체하여 집에서 공부하게 하고, 학교에서는 해당 수업내용에 관해 주어진 과제를 제시하고 그것을 협동을 통해 해결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는 인터넷 수업자료를 한 번만 올리면 되기 때문에 강의자료가 완성되면 수업 때는 오로지 학생들의 과제 해결능력을 평가하고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발굴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심지어 수업에 자신 없고, 학생 관리 및 상담에 자신이 있는 교사들은 수업을 하지 않고 학생지도에 전념하면서 학생들의 개성을 파악하여 어떤 과목을 수강할지 수강 지도를 한다. 대신 수업에 자신 있는 교사는 대규모 온라인 강좌로 수업을 제공하면 학생들은 우수한 강사진으로부터 수업을 듣고, 세심한 상담도 함께 받을 수 있게 된다. 수업 전에 온라인 학습을 집에서 해야 되기 때문에 방과 후 사교육비를 지출할 시간이 없어서 고질적인 사교육비 문제도 해소된다.
  교사들의 주 업무가 수업이 아니라 학생지도로 집중될 때 학생들은 개개의 개성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은 자신의 능력을 찾아 그것에 집중하며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3. 평가방식의 변혁 : 입시는 학과별 자율 채용, 학교는 관리감독 기능 
  이런 식으로 수업하면 입시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현재 입시는 국가에서 주관하고 대학에서 평가하며, 학과는 그 평가에 보조적인 형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가가 주관하는 수학능력시험은 일종의 자격시험으로 전환하여 각 학과마다 지원자격에 필요한 최소 등급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실제 입시는 학과가 중심으로 전환한다. 이때 학과의 특성에 따라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투명하게 대학자료로 공개하면 학생들은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가기 위해서 스스로 알아서 또는 교사들의 상담을 통해 준비할 것이다.


  예를 들어, 물리학과의 수업을 듣기 위해 기본 수능 최소등급을 제시하고 각 학과에서 주관하는 수학, 물리시험 또는 구술시험을 치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그 학과에서 필요한 인재를 알아서 채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정성의 문제가 생길 수가 있는데, 공정성과 위법성의 문제는 학교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대학교 입시 담당 행정으로써는 현재에 드는 노력을 관리 감독으로 전환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부담이 경감된다. 그렇게 되면 각 학과에서는 원하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고, 학생들은 모든 과목을 공부할 필요 없이 원하는 학과에 필요한 공부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에 맞는 학과만 선택한다면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4. 대학의 변혁 : 교육중심 교수와 연구중심 교수
  대학의 큰 역할 중 하나는 교육이요, 다른 하나는 연구이다. 교수는 교육과 연구를 동시에 해야 하는데, 교육에 열정과 능력이 있는 교수가 있고, 연구에 능력이 있는 교수가 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연구에 집중하고 싶은 교수들 중 일부는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을 아깝게 여기고 있고, 교육에 자신 있는 교수들 중 일부는 연구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쓸모없는 퇴물로 여김을 받는 경우가 있다. 현재 수강신청은 과목별로 일정한 수강인원이 있어서 매 학기 학생들은 수강신청 전쟁을 벌이게 된다.


  교육에 재능있는 교수들은 인터넷 강좌나 대형강좌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을 다 받아서 수준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수강신청이 미달되는 교수들은 수업을 하지 않고 연구에만 집중하게 하면 된다. 대학 입장에서 교수 인건비는 기본 인건비 플러스 수강신청 인원을 중심으로 강의 인센티브를 책정하고 수업을 맞지 않는 교수들은 연구에 집중하면서 연구인센티브로 인건비를 충당하게 한다. 그러면 교육중심 교수는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 (수강인원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며, 연구중심 교수는 연구를 더 집중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대학의 간접비 수주에 기여하게 된다.

 

  여기에서 제시한 교육의 변혁은 다소 이상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비현실적이게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은 이대로는 될 수 없고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그에 대한 하나의 방법으로써 심도있게 토의되는 주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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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박사 2020/07/06 [09:28] 수정 | 삭제
  • 참 귀감이 됩니다. 우리 교육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게 개편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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