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칼 포퍼의 ‘세계3’

컬럼을 시작하며

청솔뉴스 PINENEWS | 기사입력 2020/05/05 [21:19]

이념과 칼 포퍼의 ‘세계3’

컬럼을 시작하며

청솔뉴스 PINENEWS | 입력 : 2020/05/05 [21:19]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저서 <The self and it’s brain>



정관용 박사

 

한 달여 전, 오랜 친구가 현 시대의 사회와 정치 현상을 얘기하면서, 자신은 우여곡절 속에서 과거의 이념에서 벗어난 것을 뿌듯해 하며, 한번 형성된 이념은 평생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였다.

 

이 얘기를 들으며 사람은 성장하면서 생각과 주관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념이 무엇이기에 사람의 사고방식을 평생 그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하며 이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처럼 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냈던 사람에게는 이념(理念)이라고 하면, 마르크스-레닌 사상에 심취하던 이념 써클과 함께 약간은 과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에서 이념에 대해 검색해 보니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 철학에서는 ‘순수한 이성에 의하여 얻어지는 최고 개념’이라고 한다.

 

즉 이념은 ‘진리’의 속성을 내포하는 긍정적인 뜻 이였다. 고로, 진리를 찾아 순수한 지성으로 이상을 추구하는 젊은 대학생 때에 이념에 빠지는 것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사실 사회주의도 사회의 부조리, 불평등에 대항하며 유토피아적 이상사회를 꿈꾸면서 시작했으며, 논란의 여지는 있겠으나 넓은 의미로 보면, 도를 닦으러 산으로 들어가는 사람, 종교에 심취하여 평생 그 길을 가는 사람도 공통적으로 자아를 찾거나 인간으로써 최고 이상적 삶을 추구하며 평생 그 길을 가는 사람이기에 이념에 빠진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정치적 이념을 가진 사람도 그것이 변하지 않는 평생의 신념이 되어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이렇게 따져 보면 우리 모두는 자기의 삶의 이념을 지향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어떻게 내가 존재하게 되었는가?’, ‘어떻게 살아야 이상적인 삶인가?‘를 고민하였고, 수많은 철학자들이 제시한 존재의 본질과 이상 사회의 대안을 배웠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반추하며 살고 있으며,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나름대로의 소소한 깨달음에 만족하고 살고 있다. 

 

이것은 노벨상을 수상한 존 에클스와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저서 <The self and it’s brain>에서 밝힌 세상을 구성하는 3가지 세계를 이해하면 답을 찾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세계1’은 물리적 실재의 <물질계>, ‘세계2’는 심리적 실체를 갖는 <의식계>, 그리고 ‘세계3’는 소설/신화/과학 이론/예술/역사 등의 인간문화의 각 객체의 산물인 객관적 지식세계로 정의되는 <정보계>가 있다고 말한다.

 

정보계의 객체들은 물질계를 바라보는 인식관(의식계)에 따라서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새로운 혹은, 정확한 정보를 앎으로 인해서 물질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보계는 존재의 본질 세계이면서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이며, 아직 못 찾아서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지 처음부터 존재하고 있는 세계 즉, 진리의 세계라는 것이다.

 

예들 들어 문자를 사용하기 전의 구전 이야기(정보)는 마을 노인 마음속에 존재했으며, 물리, 생물, 우주에서 탐사와 연구를 통하여 계속 새로이 알려지는 과학적 사실은 새로이 창조된 것이 아니라 몰랐던 것을 때가 되어 찾은 것뿐이다. 고로 진실, 혹은 진리의 세계는 사람이 알든 모르던지 간에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깊은 정보의 세계이면서, 역사, 문화의 사회적 현상, 혹은 과학적인 발견으로 드러나는 객관적인 지식세계이다.

 

이 지식세계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같은 원리, 이치 혹은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찾고자 하는 최고 이상적인 생각인 이념은 이러한 속성을 기반으로 구축되어져야 건전한 이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앞서 던진 철학적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존재의 본질을 알기엔 가진 지식이 얕고, 사고는 편협하며, 인지는 부족하다. 그리고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해 하며 바쁘게 살아간다. 그 테두리 안에서 최선의 답안을 만들고, 자신 생각의 프레임을 형성하여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찾은 답안으로 인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 결국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맞고 사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객관적 지식세계에 기반을 둔 이념을 구축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공학을 배운 과학자로서 뒤늦게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따져 보니 자연과학, 사회과학이 모두 같은 이치와 원리로 돌아가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앞서 말한 ‘세계3’에 존재하는 것임을 깊이 깨닫고, 이것을 정리하여 조금씩 글을 연속적으로 쓰려고 한다. 대학시절에 단순하고 무지했던 공학도가 이렇게 공학자가 되었고, 더 나아가 인문학의 관점에서 글을 쓰려고 하니 필력이 짧지만, 그동안의 생각하고 연구했던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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